생긴거(?) 답지 않게... 늘 제 곁에서 귀여움 떨던 소심쟁이(?) 덩치가...

오늘아침...싸늘한 주검으로 늘 즐겨 머물던 돌틈에 놓여 있었습니다.

큰 덩치에 비해 작은 어항임에도... 워낙 소심한 성격에 행동반경이 좁아 불만없이 잘 살아 줬는데....

제때 밥 안주면 어항 반대편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혼자 야근하고 있을땐 내 바로옆 어항에 바싹 달라 붙어 심심하지 않게 해 주었던 녀석인데...

며칠 바쁘다는 핑계로 물도 제때 보충해 주지 않고, 밥 주는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더니...

이렇게 싸늘하게 죽어있었습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참 안좋습니다. 내 무관심이... 내 부덕함이... 세상의 생명 하나를 잘라 놓아버린듯한 기분...

차마 내가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회사 후배에게 부탁하여 회사 앞 화단에 묻어 주었습니다.

모든일에 멀티를 하지 못하는 이 모자람이... 또 이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항상 모든일에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내가 바라보지 못한 모든것들은... 그렇게 나로인해 힘겨움을 겪어 내는가 봅니다.

어쩌면... 난 조금의 잘못도...난 최선을 다했다고 믿었던 내 사랑도...

그렇게 내 무관심속에 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참 아픈날입니다....

늘 곁에 있던 무언가가 더이상 내 곁에 없다는건... 그것이 무엇이건간에 견디가 힘든 속상함 입니다.

이제 더이상 덩치는 내 곁에 없습니다.

내가 키우겠다고... 우기고 우겨서 내 옆자리에 놓았는데...

실천도 못할 욕심에... 세상의 존재 하나를 지웠습니다...

내곁을 떠난 모든것들을 미워했던 마음들...

어쩌면... 그 모든것들은... 나로인해 떠나보냈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덩치도... 그녀도...

참 우울한 날씨에 기분마져 우울한 아침입니다.

출근하자마다 PDA에서 반짝거리는 경고음...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란 알람이... 좀처럼 팬을 손에 들지 못하게 하네요...

가끔은...

원투 펀치도 모자라... 카운터 펀치까지 맞는 날이 있기도 합니다.

오늘이 그런가 봅니다...

지금 난...

그로키 상태입니다.....

獨樂...